한국 심리학회가 1946년에 창설된 이후에 미국의 사회심리학이 수입되기 전까지 소수의 심리학자들이 한국사회의 현실과 관련된 사회심리학적 주제를 다루었다. 최초의 논문은 서울대의 이진숙 교수가 쓴 "팔도인의 성격에 대한 선입관념"이다. 이는 1980년대에 활발히 이루어진 지역감정에 대 한 연구의 효시적 연구였다. 이듬해에 고려대의 김성태 교수에 의해 「4.19 학생봉기의 사회심리학적 분석」이 출판되었으며, 1965년에 윤태림 교수가 "한국인의 성격"을 박사학위 논문으로 출판하였다. 그러나 본격적인 사회심리학의 전개는 정양은 교수가 스탠퍼드 대학에 체류하고 와서 Festinger의 이론을 소개하고, 동조현상의 연구를 위해 실험실 접근을 도입한 이후로 여길 수 있다. 정양은의 제자들 그리고 그를 이어 서울대의 사회심리학 교실을 이끈 차재호 교수에 의해서 1970년대 당시에 나타나고 있던 미국의 사회심리학이 직수입되면서 한국의 사회심리학 연구도 착근을 하게 되었다. 1975년에 사회 심리학회가 한국 심리학회의 분과학회로 결성되었고 1982년에 최초의 사회심리학 전문학술지가 창간되었다. 이 당시의 연구자들은 가치관, 대인 지각, 공격 행위, 귀인과 같은 당시 미국 학자들이 보이던 사회심리학 주제들에 관심을 보이며, 매우 활발한 연구활동을 전개하였다. 한편, 국내의 사회학계에서도 개별적으로 사회심리학적 관심을 보이는 연구자들이 나타났고, 최초의 사회심리학 교재가 이들에 의해서 출판되었다. 그러나 1970- 1980년대의 군사정권 시대에 사회학도들의 공통 관심사는 사회체제, 막시즘, 계층론 등에 모아져 있었고, 개인에 관심을 두는 사회심리학은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였다. 이 같은 추세는 오늘에도 이어져 사회학자들에 의한 사회심리학 전공 모임은 결성되지 않고 있다. 사회심리학은 어떻게 성립되었나? 1990년에 나흘간에 걸쳐 한국 심리학회가 개최한 "집단주의-개인주의: 동서양 심리학의 만남"이라는 국제학술대회는 국내의 심리학계에 문화의 중요성을 일깨운 중요한 행사가 되었다. 이 행사에는 21개국에서 67명의 해외학자가 참석하여 이미 1970-1980년대에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던 심리학에서의 비교 문화연구 성과를 국내 학자들과 공유하였다. 이후 국내의 학자들도 심리학과 문화를 접목시키는 활동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으며, 1999년에 한국문화 심리학회와 같은 학술모임을 결성하고, 자생적 사회심리학의 구성에 관심과 성과를 보이고 있다. 이 분야의 연구성과가 결코 작다고 볼 수 없으나, 몇몇 연구자들에 의해서 개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 뚜렷한 학파의 형성으로 진행되어, 한국의 문화권에서 우리가 중요하게 여기는 연구주제에 대한 다양한 접근방법이 제기되고 그에 바탕한 이론들을 광범위하게 연구하여 상당한 성과가 쌓이기 전까지는 우리가 다루는 "심리학은 불행하게도 서구 중심의 불완전한 과학으로 남아 있을 수밖에 없다"
사회심리학자들이 취하는 연구 방법
과학적 연구 방법의 특징
물리현상을 탐구하든지 사회현상을 탐구하든지, 과학자들은 과학적 연구 방법을 적용한다. 비록 탐구의 대상은 달라도 과학적 방법은 몇 가지 공통된 특징을 지닌다. 우선 과학적 연구는 관찰대상을 대상으로 한다. 과학자들 이 초능력 현상에 대한 연구를 꺼리는 것은 초능력의 발현이 신뢰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둘째, 검증하고자 하는 이론의 적용 영역과 한계를 명시함으로써, 이론이 적용되지 못하는 경우를 분명히 한다. 정신분석 이론을 과학적 이론으로 여기지 않는 것은 그 이론이 적용되지 않는 선이 그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즉 과학적 연구는 절대 진리를 인정하지 않는다. 셋째, 연구 절차의 객관성이다. 이는 연구 절차를 명시하여 다른 연구자들이 연구를 복제할 수 있도록 하고, 이렇게 나온 결과들에 의해 이론의 수정가능성을 열어 놓는다는 의미이다. 사회심리학은 사람들이 사회생활에서 보이는 느낌, 생각, 행위를 탐구 대상으로 하여 과학적 연구방법을 적용하고 있다. 예를 들면, 사회심리학자들이 탐구하는 대표적인 주제 중에는 친구의 우정, 연인 간의 사랑, 인간의 폭력성, 대인 갈등 등이 포함된다. 사람들은 이러한 주제를 누구나 경험하고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현상을 설명하는 나름의 이론을 지니고 있을 수도 있다. 사회에는 이들 현상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격언이나 속담, 경구 같은 것들이 있어 지혜의 빛을 밝혀주기도 한다. 사실 어느 사회에나 인간사를 이해하는데 필수적인 상식이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사회생활이 유지된다. 이러한 측면에서 사회 심리학은 사회생활의 상식을 다루는 학문이라고 정의될 수도 있다. 주제가 친숙한 만큼 연구자들의 관심은 자신의 사적인 관심이나 연구자가 처한 사회가 던져주는 현실적 문제에서 출발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출발점이 어떠하건 그 연구가 사회심리학적이기 위해서는 과학적인 방법으로써 추구되어야 한다. 과학적인 방법은 첫 단계에서 현상의 관찰이나 기존의 이론으로부터 논리적 도출에 의해서 잠정적인 이론을 성립시킨다. 둘째 단계에서는 이 이론으로부터 그 타당성을 검증해 볼 수 있는 구체적 가설을 도출하고 이를 검증하는 자료를 편파성 없이 체계적으로 수집한다. 마지막 단계에서 수집된 자료가 이론을 지지한다면 새로운 가설을 도출해서 다시 그 이론을 새로운 영역에서 검증 할 것이고, 수집된 자료가 이론을 지지하지 못한다면 이론에 수정을 가하게 된다. 사회심리학의 연구는 일상의 주제에 대한 과학적 연구절차를 적용시켜서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상식의 진위를 밝히기도 한다. 예를 들면, 대인 매력의 한 원리로써 밝혀진 유사성 원리는 비슷한 사람들이 서로에게 매력을 느낀다는 것이다. 이는 누구나 잘 아는 '유유상종' 이라는 상식이기도 하다. 한편, 사회심리학적 연구는 다 알고 있는 상식이 지닌 허구성을 밝히기도 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백문이 불여일견이다'는 사람들이 추상적이지만 정보력이 강한 자료보다는 정보성은 떨어져도 구체적이고 생생한 자료에 의해서 영향을 많이 받으며, 따라서 잘못된 판단을 내리기 쉽다는 면에서 경계하여야 할 상식이다.
'사회심리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떻게 연구를 수행하나? (1) | 2022.09.30 |
---|---|
상식과 사회심리학의 차이 (0) | 2022.09.29 |
레빈의 역할 (0) | 2022.09.25 |
사회심리학 성립 (1) | 2022.09.24 |
사회심리학소개 (0) | 2022.09.23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