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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심리학

어떻게 연구를 수행하나?

by 꿀도비 2022. 9. 30.

연구자가 알아보고자 하는 주제를 정했다면 그다음 단계로 이를 어떻게 알아볼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가장 많이 쓰이는 연구방법으로는 실험 연구와 조사연구의 두 가지 유형이 있다. 실험 연구는 연구자가 실험 상황을 정교하게 설정하고 의도적인 상황 조작을 통해 참가자들의 행동이 조건마다 다르게 나타나는지를 비교 관찰한다. 반면 조사연구에서는 연구자가 여러 변수를 설정하여 측정하고, 이들 간의 관계를 기록하고 통계학적으로 분석한다. 

실험연구 이론을 검증하고자 하는 경우에 사회심리학자들이 선호하는 방법은 실험이다. 실험이 조사와 다른 가장 큰 차이점은 인과관계를 보여줄 수 있다는 점이다. 실험은 이것을 달성하기 위해서 세밀한 절차를 요구하는데 크게 두 가지 면에서 조사와 다르다. 우선 연구자는 두 개 이상의 실험적 조건들을 설정함에 있어 엄격한 통제를 한다. 연구자는 그 변화의 효과를 알아보고자 하는 변인에 있어서만 차이가 있을 뿐 다른 차이는 없도록 하기 위해 그 조건들에 대하여 세밀한 조작을 행한다. 이 상황 조작에 나타난 차이는 참가자의 반응 행위에 반영되어 나타난다. 이 반응 변인을 종속 변인이라 한다. 연구자의 목적은 독립변인의 조작 효과가 종속 변인에 반영되는 정도를 보고자 하는 것이다. 독립변인의 선정은 연구자가 다루는 이론 혹은 개념을 잘 반영하도록 해야 한다. 시청물의 폭력성이 시청자의 폭력행위를 조장할 수 있다는 가설을 검증한다면 시청물의 폭력성이 독립변인이 될 것이다. 왜냐하면 그것이 원인적 사건이기 때문이다. 연구자는 폭력의 정도를 달리 하는 두 가지 이상의 영화를 선정하여 독립변인의 조작 효과를 비교할 수 있다. 이렇게 이론적 개념을 실험에서 검증하기 위해 구체화시키는 과정을 조작적 정의 과정이라 한다. 항상 실험에서는 독립변인의 조작이 시간적으로 종속 변인의 측정에 선행하기 때문에 독립변인이 종속 변인에 영향을 미친다는 인과 관계를 이야기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인과관계는 실험의 조건들에서 나타난 종속 변인 상의 차이가 조건들 간의 다른 차이가 아니라 독립변인 상의 변화에 기인한 것임을 보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참가자들을 실험의 조건들에 배정함에 있어서 무선할당을 하는 것이 두 번째 특징이다. 이는 조건들 간에 독립변인 조작 전의 동질성을 담보하기 위함이다. 조작 전에 이미 조건들 간에 차이가 존재한다면 종속 변인 상의 변화를 독립변인의 차이 탓으로 돌리기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이 무선할당은 조사연구에서 나오는 무선 표집과는 구별되어야 한다. 무선할당은 선발과정에서 조건 간 차이를 없애기 위함이고, 무선 표집은 표본이 모집단을 대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며, 연구결과를 모집단에게 일반화하기 위한 목적에서 취해진다.실험에서 조건들은 두 가지로 구분이 된다. 실험조건과 통제 조건이 그것이다. 실험조건은 연구자의 관심이 직접 반영되게끔 상황 설정을 하는 조건이며, 통제 조건은 실험조건의 결과를 비교하기 위해 설정하는 조건이다. 통제 조건의 참가자들은 실험조건의 참가자들과 동일한 과정을 모두 거치지만 한 가지 처치의 여부에서만 차이가 난다. 그럼으로써 두 조건 간 반응치에서 차이가 나타나면 이를 독립변인의 처치 탓으로 여길 수 있는 것이다. 종종 변인 조작이 치밀하지 못한 경우에 가외 변인 또는 오염 변인의 효과로 인해 종속 변인 상의 변 화가 초래되며, 이러한 경우에 실험의 내적 타당도가 낮다는 치명적인 비판을 받는다. 실험이 지닌 무선 배정과 엄격한 조건 간 통제는 독립변인이 종속 변인의 변화에 책임이 있다는 인과관계를 확고히 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는 결국 실험 결과로 주장되는 인과관계가 타당한 것이냐의 문제이다. 따라서, 연구자는 내적 타당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조사연구와 실험 연구는 그 방법상에 있어서 대조적이지만 연구목적의 달성면에서 본다면 서로 상보적인 관계에 있다. 따라서 많은 경우에 두 방법이 모두 유용할 수 있다. 조사연구는 연구자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두 가지 이상의 요인 또는 변인들의 발현 양상을 기록하여 두 변인들 간의 관계를 통계적으로 파악하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여러 아동들에게서 그들이 매일 폭력물을 시청하는 정도를 알아보고 아울러 각자가 얼마나 공격적인 행위를 보이는지를 파악하여 두 변인 간의 상관을 분석해 볼 수 있다. 통계학적으로 상관지수는 -1.0에서 +1.0까지의 값을 취한다. +1.0은 완벽한 정상관 관계로, 만약 앞의 예에서 이러한 상관이 나왔다면 이는 연구에 참여한 아동들의 경우에 한 시간 더 폭력물을 시청하는 아동은 그만큼 더 폭력적인 행위를 내보이며 이 양상에 개인차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뜻한다. 반면에 -1.0의 지수가 나왔다면 이는 완벽한 역상관 관계로, 한 변수에서 측정치의 증가는 대응 변인에서의 측정치의 감소도 정확히 나타냄을 의미한다. 한편 0.0의 상관은 두 변인 간에 아무런 관계가 없 음을 뜻한다. 위 예의 경우, 0.0의 상관이 나왔다면, 이는 아동이 폭력물을 시청하는 정도는 그 아동의 공격적 행위의 표출 정도와 아무 관련이 없음을 말한다. 사회과학 연구에서는 극단의 값은 나오지 않고 중간 값들이 나타나게 마련이다. 조사연구는 두 가지 큰 장점이 있다. 우선 연구의 경제성이다. 연구자가 여러개의, 심지어 수십 가지 변인들 간의 관계를 한꺼번에 파악하고자 한다면 조사연구는 이를 위한 비교적 비용이 저렴한 연구 방법이다. 공격행위와 연관이 있으리라고 생각하는 변인이 폭력물의 시청뿐 아니라, 지능, 성격, 가정환경, 성적 등 다양하다고 생각된다면 조사할 때 이들 항목을 알아보는 문항을 연구자가 추가함으로써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두 번째로 연구주제에 따라서는 조사연구가 유일한 방법일 수 있다. 즉 조사 연구는 연구자의 조작이 불가능한 변인들 간의 관계를 알아보는 유일한 연구 방법이다. 이를테면, 사회 경제적 지위, 남녀의 성, 결혼 여부 등과 같은 연구 참여자가 지니고 있는 변인(속성 변인)과 공격성이란 행위의 인과적 관계를 알아보는 연구를 하고자 하는 경우에 실험 연구는 부적절하다. 조사연구의 단점은 연구 결과의 해석에 있다. 우선 상관관계는 인과관계가 아니라는 것이다. 변인 X와 Y가 상관이 있는 것으로 나왔다면 이는 세 가지 인과관계로 해석될 수 있다. 하나는 'X가 Y를 초래한다' , 둘은 'Y가 X를 초래한다' , 셋은 'X와 Y는 인과적인 아무런 관계가 없다'이다. 이 중 하나와 둘은 소위 역(逆)의 인과관계의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문제이다. 예로, 폭력물의 시청량과 공격적 행위에 대한 연구결과로 정적인 상관관계가 나왔다면, '폭력물을 많이 시청하니까 아이가 공격적으로 된다'는 해석과 함께 '아이가 공격적이니까 폭력물을 많이 시청한다'라는 두 가지 해석이 모두 정당하다. 어떠한 해석이 적절한가는 통계가 보여주는 것이 아니다. 연구자가 설득력 있는 이론을 제시하고 이를 정당화시키는 자료를 제시함으로써 어느 하나의 해석을 정당화시킬 수 있지만 이러한 해석은 다른 연구자에 의해서 뒤집어질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경우에 따라서는 역의 인과관계 가능성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예로써, 남녀 간에 폭력행위의 차이가 나타난다면 그 인과의 방향은 하나일 것이다. 아무리 폭력적 행위를 많이 한다고 해도 여자가 남자가 될 수는 없으니까. 그렇지만 이 경우에 남자가 되면 폭력적이 된다는 해석은 틀릴 수도 있다. 그 이유는 바로 인과적 무관계의 가능성 때문이다. 인과적 무관계의 가능성이란 두 변인 간의 상관이 제3의 변인에 의한 매개에 의해서 나타날 가능성이다. 예를 들어, 폭력과 사회계층의 문제를 들 수 있다. 폭력은 하층계급의 가정에서 많이 발생한다. 이 계층의 사람들은 생활에서 좌절을 상대적으로 많이 경험하고 불만이 높다. 이들은 폭력물 드라마가 자신들 의 생활모습과 유사한 환경을 묘사하므로 친숙감을 느껴서 시청을 많이 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가정에서 성장하는 아동들은 폭력물을 많이 보게 된다. 사회심리학자들이 취하는 연구 방법 반면, 중산층 이상의 가정에서는 드라마가 자신들의 생활과 너무 동떨어져 흥미를 못 느껴 아동들의 시청률이 떨어질 수 있다. 이 경우 폭력물 시청과 아동의 공격적 행위 간에는 상관관계가 나타나지만 두 변인 간의 직접적인 인과관계는 없고 연구자가 조사에 포함하지 않은 변인, 즉 생활에서 경험하는 좌절의 정도에 의해서 두 변인 간의 관계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제3의 변인 문제는 항상 조사연구의 결과를 해석하는데 문제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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