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위의 부합성을 설명하려고 제시된 이론 중 가장 잘 알려진 것은 이성적 행위 모형이다. 이 이론은 사람들이 합리적으로 행동한다는 가정하에 사람들은 행동 의도에 따라 행위를 취하며, 이 행동 의도는 행동에 대한 자신의 태도와 주위의 중요한 사람들이 그 행위를 어떻게 여길 것인지(주관적 사회규범)를 면밀히 검토하여 결정된다고 본다. 예로, 귀를 뚫을 것인지 말 것인지는 귀 뚫는 것에 대한 태도(행동이 초래할 여러 가지 결과의 가치와 그들의 발생 가능성을 따져서 결정)와 주위의 중요한 사람(부모, 친구, 애인 등)들이 귀 뚫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리고, 그러한 기대에 부응하려는 동기의 크기에 의해 결정되는 주관적 사회규범의 종합적인 고려에 의해서 나타나는 의도에 따라 좌우된다. 모형을 이용하여 산전에 수유 행동 의도(산후 모유를 먹일 것인가), 수유에 대한 태도(모유가 모자관계의 밀착에 도움이 된다고 보느냐), 주관적인 사회 규범(남편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며, 그 소망에 따를 마음은 얼마나 되느냐)을 측정하여 산후 수유 행위와 관련성을 조사한 결과 r =77이라는 매우 높은 상관을 얻을 수 있었다. 다른 여러 연구들에서 대학생들의 체력단련, 연애, 학습 행위들이 이 모형을 적용하여 잘 설명되었으며, 체중감소, 소비자 선택, 투표행위 및 여성의 직업 선택 등에 적용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태도-행동의 불일치에 대한 의혹은 여러 가지 변수를 고려한다면 상당 부분이 설명될 수 있다. 분명히 태도는 행동에 예측할 수 있는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 틀림없으며, 괴리 현상을 포괄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틀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지나치게 단순화되긴 하였지만 이성적 행위 모형의 유용성이 돋보인다. 이 모형은 특히 사람들이 충분한 시간을 갖고 관련 요소들을 고려하여 행동을 하는 경우에 적용된다. 한국에서의 이성적 행위 모형 검증 이성적 행위 모형에서 행동 의도를 결정짓는 두 가지 요인 중에서 영향력에 대한 상대적인 비중을 문화 차이와 관련시켜 논 의할 수 있다. 즉 개인주의 문화권에서는 두 가지 요인 중 자신의 태도가 주관적 규범보다 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결국 행동은 개인이 취하는 것이고 가장 중요한 것은 개인이 지닌 가치판단, 태도가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회적 규범, 특히 내집단 성원들과의 조화가 개인의 만족보다 우선적으로 고려되는 집단주의 문화권에서는 이성적 행위 모형의 두 요소 중 중요한 것은 주관적 규범이라고 상정할 수 있다. 최근에 이철은 유교문화권의 특징을 고려하여 이성적 행위 모형을 변용시킨 모형을 제시했다. 이 모형의 특징은 규범적 신념을 체면 유지와 집단 동조의 압력으로 대치한 것이다. 체면 유지 압력은 자신의 사회적 지위에 비추어 체면이 손상될지 모르기 때문에 느끼는 압력이며, 집단 동조 압력은 주위 사람들이 하는 행동을 하지 않으면 불안해짐으로써 느끼는 압력이다. Lee는 다른 사람들의 눈에 잘 띄는 물건(시계)의 구매행위에는 체면 유지 압력이, 눈에 잘 띄지 않는 물건(세제)에는 동조 압력이 더 크게 작용함을 보였다. 나은영은이 모형을 이용하여, 우리 사회에서 호화 혼수가 성행하는 관행에는 체면 유지의 동기가, 촌지를 주고받는 관행에는 남들 다 하는데 안 하면 내 자식이 피해를 당할지 모른다는 집단 동조의 동기가 크게 작용함을 보였다. 태도의 자동적 활성화 당신이 길을 가다가 물건을 사달라고 간청하는 어수룩한 상인을 만났다. 즉각적으로 반응을 해야 하는 이 같은 상황에서 행위는 어떻게 나오는가? Fazio가 제시한 태도-행동과정 모형은 이러한 상황에서 상인에 대하여 우리가 지니고 있는 태도가 활성화되는지 여부와 상황에 대한 규범, 상황 도식의 인지에 의해서 상황에 대한 규정이 이루 어지고, 이 규정이 행동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이때, 태도의 활성화는 대상과 태도의 연합 강도에 달려 있다고 설명한다. 즉 행상 행위에 대한 태도가 강하게 형성되어 있다면, 연합 강도가 높아 그 태도가 자동적으로 활성화되고, 거리에서의 상행위에 대한 사람들의 통념과 관행 및 관련된 도식이 촉발되면서 상황에 대한 판단이 선다. 그래서 "오죽 어려우면 행인을 붙잡고 팔려고 드나!" 혹은 "악덕 상혼으로 거리조차 마음대로 다닐 수 없군!"의 상황판단이 이루어지고 그에 맞추어 행동이 나온다. 사람들은 자신의 행동과 태도의 일관성을 지니려고 하는 동기가 있기 때문에 행동에 걸맞게 태도를 갖추어 간다.
요약
1. 태도와 행동 사이에는 괴리가 있다. 태도의 강도가 강하거나, 태도와 행동의 부합성이 높거나, 태도가 현저하게 부각되거나, 태도와 부합하지 않는 상황적 압 력이 적을 경우에 태도-행동의 괴리는 좁혀진다.
2. 이성적 행위 모형은 태도와 행동의 관계를 설명하기 위하여 개인의 태도와 주위 사람들의 생각에 순응하려는 동기(주관적 규범)의 두 가지 요소를 제시한다. 이 두 가지 요소의 결합에 의해서 태도 대상에 대한 행동 의도가 결정되고 이것이 행동으로 이어진다.
3. 이성적 행위 모형의 두 요소의 상대적 비중에서 문화 차이가 관찰되고 있어, 동아시아에서는 주관적 규범이, 구미권에서는 개인의 태도가 상대적으로 더 중요 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4. 태도-행동과정 모형은 상황에 처해서 즉각적으로 활성화되는 규범, 상황 도식의 작용에 의해서 상황 규정이 이루어지고, 이 규정이 행동을 결정한다고 본다. 이때 활성화되는 태도는 태도 대상과 가장 강하게 연합되어 있는 태도가 된다.
'사회심리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설득에 의한 태도변화 (0) | 2022.10.28 |
---|---|
행동에 따른 태도변화 (0) | 2022.10.27 |
태도와 행동의 일관성 (0) | 2022.10.25 |
태도의 형성과 측정 (0) | 2022.10.24 |
태도와 태도변화 (0) | 2022.10.23 |
댓글